촌철경제

‘검사외전’ 독과점 논란과 스크린쿼터

서의동 2016. 2. 15. 18:40

서울의 일부 영화관에서 상영예정이던 <쿵푸팬더3>를 취소하고 <검사외전>을 걸어 물의를 빚은 사태를 보면 2006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당시 스크린쿼터 축소 논란이 떠오른다. 


당시 미국은 연간 146일로 돼 있는 영화관의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스크린쿼터) 축소를 FTA협상의 선결조건으로 내놨고, 정부는 이를 수용해 146일에서 73일로 줄였다. 



영화인들은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문화다양성이 사라질 수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수입영화가 범람하면 한국영화가 고사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컸던 것이다.  

 

9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거꾸로다. 일부 대자본이 미는 한국영화들 때문에 작품성 있는 한국영화나 외화들이 스크린에 걸리지 못하고 있다. 


스크린 독과점으로 한쪽에선 관객 1000만명이 넘는 대박영화가 등장하는 반면 ‘괜찮은’ 영화들이 관객들에게 선보일 기회를 빼앗기는 현실이 온당한 것일까. 


9년전과는 반대의 의미에서 ‘문화다양성’을 외쳐야 할 시기가 된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