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맛

가미코치(上高地)의 풍경들

서의동 2012. 6. 22. 16:46

가미코지는 나가노현 북알프스 남쪽에 있는 평원이다. 5월에도 꼭대기가 눈에 덮인 3000m급 산들이 줄지어 있고, 연간 150만명이 찾는 관광지면서도 자연경관이 거의 원시에 가깝게 보존돼 있다. 연못에 나무들이 아무렇게나 쓰러져 있어도 내버려둔다. 그 쓰러진 나무가 또 자연의 일부가 된다. 숲속에 난 길을 걷다보면 원숭이들이 길가에 나와 태연하게 사람들을 맞이한다. 



가미코지 가는 길은 쉽지 않다. 금요일 저녁 도쿄 신주쿠에서 특급열차를 타고 2시간반 걸려 마쓰모토(松本)에 도착해 하룻밤을 잤다. 다음날 아침일찍 다시 역으로 가 가미코지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신시마시마(新島島)역까지 가는 완행열차(30분)를 타고 내린 뒤 다시 가미코치로 1시간쯤 버스를 타고 들어갔다.



기차가 운행하는 거리는 그리 길지 않지만 거의 동네마다 서는 완행열차다 보니 30분씩 걸렸다. 



곳곳에 이런 연못들이 많다.  이끼들과 떨어져내린 나뭇잎의 침전물들이 오묘하고 영롱한 색깔을 빚어낸다. 대개 옥색들이 많다. 

 

나무다리들. 곳곳에 있다. 


눈이 덮인 상태인 북알프스 산들. 이곳 기온은 도쿄에 비하면 5도 이상 낮다. 


물의 맑음은 카메라로는 담아내지 못한다. 

북알프스의 연봉들. 


고사목들도 이곳 가미코지의 독특한 풍경을 이룬다. 


묘진이케(明神池)부근의 다리에서 발견한 원숭이들. 사람들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요놈들이 아무데나 똥을 싸놓기 때문에 다리를 건널땐 조심해야 한다. 


갓파바시에서 두시간 쯤 걸어들어가면 묘진이케라는 연못이 나온다. 얕은 연못이지만 주변의 경치와 호다카산이 투명하게 비쳐 초현실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호타카산과 묘진이케 부근에 자리잡은 산장 묘진칸.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전력을 끌어오지 않고 자가발전을 하기 때문에 밤 9시30분이면 불이 꺼진다. 물론 난방도 안돼 벌벌 떨며 잤지만 이곳 공기는 지나칠 정도로 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