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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역중인 청주교도소에서 독서하고 있는 고 김대중 대통령 경향신문DB 

고 김대중 대통령에게 감옥은 대학이었다. 김 대통령은 1980년부터 2년반 동안 수감생활을 했던 청주교도소의 독방을 탐구의 공간으로 활용했다. 러셀의 <서양철학사>, 플라톤의 <국가>,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를 비롯해 철학·신학·정치·경제·역사 등 다방면의 책을 읽었다. 푸시킨·투르게네프·도스토옙스키·톨스토이 등 러시아 문호들의 소설을 탐독했고, <논어> <사기> 등 동양 고전을 섭렵했다. 이 기간 중 이희호 여사가 구해 들여보낸 책만 600여권이다. 이 여사는 프랑스어 공부를 하고 싶다는 김 대통령을 위해 <불란서어 4주간>을 넣어주기도 했다. 영어실력을 결정적으로 다진 시기도 1976년부터 1980년에 걸친 수감·연금생활이었다. “내가 감옥에 있지 않았더라면 어찌 나이 오십 줄에 들어서 감히 영어를 공부했겠는가.”(김대중 자서전)
 

국내 1세대 환경운동가인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1975년 명동성당 사건으로 투옥된 뒤 옥중에서 공해문제를 다룬 일본 서적 250권을 읽고 환경운동을 삶의 목표로 정했다. 작가 장정일은 폭력사건으로 소년원에서 1년6개월을 지내는 동안 책을 접하며 문학에 눈을 떴다. 장정일은 출소 후 펴낸 시집 <햄버거에 대한 명상>으로 최연소(25세) ‘김수영문학상’을 받았다. 옥중독서가 출소 이후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사례들이다. 
 

법무부가 교도소 등 교정시설 수용자에게 우송·차입 방식의 도서 반입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기로 했다고 한다. 수용자들은 영치금으로만 책을 살 수 있고, 우편이나 민원실을 통해 들여올 수 있는 책은 학습·종교·법률 서적으로 제한된다. 법무부는 음란서적 등의 반입을 막기 위한 조치로, 유해간행물을 제외한 도서는 대부분 전달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사회단체 간행물 등 비매품이나 중고서적 반입은 어려워지고, 수감자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교정당국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멀쩡한 책에 ‘유해간행물’ 딱지가 붙어 반입이 불허될 우려도 적지 않다. 불과 몇 년 전 국방부가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을 금서로 지정했던 일이 기억에 선명하지 않은가.

Posted by 서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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