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맛

남미의 중국, 브라질

서의동 2002. 5. 30. 10:57

마지막 출장지는 브라질. 다들 아시겠지만 브라질 땅덩어리는 중국보다 조금작은 대륙의 나라다. 그래서 그런지 브라질 사람들은 자기네를 대륙이라고 일컫는 것에 은근한 자부심을 갖는 것 같다. 사람들도 낙천적이고 만만디란다. 



실제로 크긴 크다. 851만제곱킬로미터라고 하니 남한땅의 80배가 넘는 셈이다. 자원도 당연히 풍부하다. 브라질은 이런 땅덩어리를 바탕으로 남미통합을 주도하고 있다. 2005년 체결을 위해 추진중인 미주자유무역협정(FTAA)에 대해서도 브라질은 개별분산적으로 북미지역과 협정을 체결할 경우 종속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남미 통합을 서두른뒤 북미와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을 하자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웃국가인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우루과이 등과 메르코수르(관세동맹)를 체결한 것도 경제적 실리보다는 정치적 이유가 있는 것이다. 브라질은 흔히 커피의 나라로 인식돼 있지만 실제 주력 산업은 항공산업이다. 미사일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국의 자존심에 걸맞게 국방기술쪽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위정자들의 생각이 낳은 소산이다.

브라질의 상파울루는 브라질의 경제수도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한국과는 지난달부터 무비자 협정이 발효돼 브라질은 비자없이 갈 수 있다. 하긴 비자가 문제가 아니라 비행기로도 꼬박 하루이상 걸리는 거리가 문제겠지.

브라질의 인상은 그리 깔끔하지는 않았다. 우선 우리숙소인 호텔도 칠레에 비해 훨씬 후졌다. 웃기는 건 엘리베이터를 탈때도 호텔 카드키가 없으면 못탄다. 엘리베이터에 카드키 입력구가 있어 체크를 한 다음에야 가고자 하는 층번호가 눌러진다. 도둑들이 많기 때문이라는게 가이드의 설명이다. 

한국인들의 브라질 이주역사는 1925년으로 올라간다. 그때 6~7명이 들어왔고 이후엔 거의 없다가 60년대 중반부터 6차에 걸쳐 집단이민이 시작됐다. 

대학보다 비싼 고교등록금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브라질의 고교학비는 대학보다 더 비싸다고 한다. 1달 고교 월사금이 900헤알인데 비해 대학은 400헤알이라고 한다. 또 학년이 올라갈때마다 진급비용을 내야 한다는데 왜 이런지는 설명을 듣지 못했다.

브라질사람들은 낙천적이고 개방적인 만큼 생활이 문란한 편이다. 결혼해도 남편외에 애인을 한두명씩 데리고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브라질 TV드라마에선 3각관계로 사람을 죽이는 내용이 자주 방송된다고.
다민족국가라 그런지 특별히 국가에 대한 애정이나 충성심도 없다고 한다. 개인만 잘살면 된다는 주의가 이곳 사람들의 심리다. 

상파울로 거리에는 북한에서 보던 무궤도 전차가 많이 눈에 띤다. 참 그러고 보니 칠레의 비나 델 마르에서도 무궤도 전차를 봤더랬지. 

이과수를 가다

이과수는 상파울로에서 비행기로 약 1시간쯤 떨어진 곳에 있다. 아담한 공항에 내려 다시 관광버스를 타고 30분가량 들어가면 이곳이 이과수 국립공원이다. 세계 산소의 3분의1을 생산한다는 아마존강의 상류가 이곳 이과수 폭포다. 
96년도에 나이아가라폭포를 가본 적있었는데 그보다 조금 큰 정도겠거니 했는데 웬걸 나이아가라폭포정도가 수십개는 있는 듯 했다. 그 장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폭포로 향하기전 산소체험이란 코스가 있다. 이곳 국립공원내 밀림을 약 700m가량 걸어가면서 산소를 들이마시는 건데 세계적인 산소공급원이어서 진짜 코가 시큰하고 상쾌한 느낌이 좋았다. 이과수는 이곳 원주민말로 '엄청난 물'이란 뜻이란다.

산소체험을 마치고 나면 보트를 타고 폭포에 다가가는 폭포체험 코스에 들어간다. 온몸이 젖기 때문에 비옷을 단단히 입고 그 위에 구명조끼를 걸친다. 카메라와 여권등 도 비닐주머니에 담아야 한다. 20~30여m 떨어진 폭포에서 분사되는 물방울이 배까지 튄다. 이날따라 폭포의 유량이 많아 위험하다며 폭포안으로 들어가진 못했지만 물맞는 재미도 색다르다. 

폭포를 나와서 '악마의 목구멍'이 보이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악마의 목구멍이란 곳은 목구멍 처럼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 다른 곳에 비해 폭포가 일찍 시작되는 곳인데 옛날 원주민이 폭포가 시작되는 줄 모르고 배를 타고 가다 갑자기 떨어져 죽는 경우가 많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악마의 목구멍은 아르헨티나쪽에 있어 직접 가보진 못하고 먼발치에서 관광객들이 구경하는 장면을 보는 정도였다.

공원주변엔 '개미핥기'가 많이 보였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개미핥기완 다르게 생겼다. 고양이만한 크기에 꼬리가 길고 굵은 포유류 종륜데 개미핥기라고 부른단다. 근데 이름에 안어울리게 쓰레기통을 뒤지고 사람이 가까이가도 별로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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