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케네디 주일 미 대사 “미·일 의견차 있다면 앞으로도 언급할 것”

서의동 2014. 3. 7. 10:39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실망’ 성명을 낸 바 있는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미국대사가 일본 공영방송 NHK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에 대해 앞으로도 ‘쓴소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케네디 대사는 지난 6일 방영된 NHK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나 NHK 주요 인사의 망언 등과 관련해 “친구나 동맹국에도 의견의 차이는 있는 것”이라며 “의견이 엇갈리는 점이 있으면 그것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고, 우리는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네디 대사는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우리에게는 함께 다뤄야 할 중요한 임무가 있고, 그것을 곤란하게 하는 것에는 실망하게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반응이 국내 문제에 간섭하는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그렇다고 (미·일이) 친한 파트너가 아니라는 것은 아니지만 (중략) 우리가 일을 같이 하는데 그런 상황을 곤란하게 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긴밀한 동맹국”이라며 한·일관계의 회복을 바란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번 인터뷰는 NHK가 지난해 11월부터 추진했으나 NHK 모미이 가쓰토 회장의 위안부 망언과 햐쿠타 나오키 NHK 경영위원의 극동군사재판 관련 발언 등으로 파문이 빚어지자 케네디 대사가 한 때 거부할 뜻을 밝히는 등 우여곡절을 거쳐 성사됐다. 

 

케네디 대사는 지난해 11월 부임 당시만 해도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명문가 자손(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인 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친분이 깊어 ‘일본의 대변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아베의 야스쿠니 참배에 ‘실망 성명’을 낸 뒤에도 아사히신문 인터뷰를 통해 아베를 비판한데다 일본의 돌고래 사냥을 ‘비인도적’이라고 지적하는 등 직설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일본 보수세력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이날 인터뷰는 앞으로도 할 말을 하겠다는 케네디의 뚝심을 보여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