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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표적공습으로 살해된 가셈 솔레이마니 경향신문DB

제3차 중동전쟁은 1967년 6월5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이날 새벽부터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의 비행장을 공습해 이집트 공군전력의 80%를 괴멸시키며 하루 만에 제공권을 장악했다. 지상전에서도 이스라엘군은 파죽지세로 요르단에 있는 예루살렘,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를 점령했고, 골란고원에서 시리아군을 몰아냈다. 이스라엘로서는 두차례 중동전쟁 이후 아랍국가들의 보복 위협이 상존하는 가운데 “당신을 죽이러 오는 자가 있으니 일어나서 그를 먼저 죽이라”는 히브리 속담에 충실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중동분쟁의 씨앗을 뿌린 셈이 됐다. 이 선제공격론은 2001년 9·11테러를 계기로 미국 안보전략의 중심에 서게 된다. 조지 부시 행정부는 2002년 국가안보전략에서 테러분자들의 위협에는 선제공격이 최선의 방어이며,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려는 불량국가들에 대해서도 자위권 행사 차원에서 선제공격을 취할 수 있다고 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은 이를 최초로 적용한 것이다.
 

유엔헌장은 제2조 4항에서 국가 간 무력사용 및 위협금지 원칙을 명시하면서도 제51조에 ‘무력공격이 발생한 경우’ 개별적 혹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고유한 권리로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무력공격’의 범위를 실제 공격을 받았을 때로 한정하지 않고, ‘임박한 위협’을 받았을 때로 넓혀 선제공격까지도 자위권 행사에 포함시키고 있다. 하지만 ‘임박한 위협’에는 주관적 판단이 개입할 소지가 커 대체로 강대국에 유리하게 해석되게 마련이다.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 작전을 둘러싸고 ‘임박한 위협’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미 하원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불러 솔레이마니 암살이 임박한 위협에 대한 자위권 행사에 해당하는지를 따지려 했으나 폼페이오 장관은 출석 요청을 거부했다.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임박한 위협’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성공한 공격이니 이유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것인가. 어떻게 귀결되건 이번 논란은 국제사회의 ‘자위권 행사’ 원칙이 현실 국제역학 앞에선 ‘허울’에 불과할 뿐임을 재차 환기시킨다.

Posted by 서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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